젊은 육체를 탐한 재벌, 그들의 재력을 탐한 젊음!
욕정(欲情)과 치욕(恥辱) 사이…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는 재벌 백씨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윤여정)’!돈에 중독되어 살아온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끼는 그녀의 남편 ‘윤회장(백윤식)’!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비서 ‘영작(김강우)’!그런 ‘영작’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다가가는 장녀 ‘나미(김효진)’!돈을 지배한, 돈에 지배된 그들의 얽히고설킨 권력, 욕정, 집착의 관계들!이 시대 최고의 맛!
돈의 맛에 중독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가 공개된다!
돈의 맛, 좀 보고 사십니까?
2012. 04 감독 임상수
돈이 많든 적든
우리는 과연 나름 위엄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걸까요?
혹시 우리는 국가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혹은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모욕으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가요?
돈의 맛이,
그 모욕을 끝장내고
우리에게 위엄을 되돌려주고
우리를 자유케 할까요?
오직 돈만이?
이 시대의 아름다운 청년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이 혼탁한 시대, 돈의 탁류 속에서 익사 당하지 않으려고 홀로 분투하는 보통 청년.
문득, 아름다운 사랑 없이는 그런 아름다운 청년도 없다는 걸 깨닫습니다.
이 청년과 사랑을 시작하는 아가씨, 나미.
‘상대방을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대해주면, 언뜻 상대방을 올려주는 것 같지만
실은 내가 더 올라가는 것’이라고 알고 있던 어린 소녀,
‘하녀’의 나미가 이렇게 자랐습니다.
그 아름다운 커플이 마지막에 벌이는 미션 임파서블을 주목해주십쇼.
돈의 맛은 권력의 맛입니다.
누구든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내 어떤 말에도 토달지 않는
무소불위의 힘.
우리는 그 힘이 내뿜는 모욕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꼭 모욕을 주셔야 직성이 풀립니까?
그렇게 모욕을 주시고 나면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모욕 받은 자들의 복수는 미미하지만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세상에 악인이란 없다고 믿습니다.
다만 악인의 입장만이 있을 뿐입니다.
한번 맛 본 돈의 맛,
다시는 잊지 않고 싶은 심정, 이해합니다.
하지만 모욕만은 삼가해 주십시요.
돈의 맛은 섹스의 맛입니다.
조촐하지만 영화 속에 차려 놓은 그 맛,
즐겨주십시오, 비록 영화 속 맛이지만.
돈의 맛은 모욕, 그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돈의 탁류 속에서 돈을 쫓다가 익사할 수밖에 없었던 분들에게
애도를 바칩니다.
죽어서도 돈은 필요한 세상인데..
임상수 영화에 대한 일반적인 불평들,
불친절하고, 잘난척하며, 암시적이고, 냉소적이고.. 기타 등등.
죄송합니다, 인정합니다.
이번엔 그 모든 불평을 날려보내는 재미난, 진짜 재미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 방법은 셰익스피어적 서사와 히치콕적 서스펜스의 결합이라고나 할까?
거기다 귀여운 캐릭터들의 앙상블을 더 했습니다.
칸 영화제 띠에리 프레모가 ‘돈의 맛’에 대해
‘이 섹션에서 가장 잘 연출된 영화’라는 코멘트를 했다는데,
전 그 뉘앙스를 ‘만듦새만 뛰어나다고 다 좋은 영화일까?’쯤으로 이해합니다.
어쨌건 김우형(촬영), 이은수(편집), 김홍집(음악), 블루캡의 김창섭(믹싱)과
같이 일한 지는 이제 십 년이 넘어갑니다.
그 묵묵한 장인들과 함께한 작업의 역사,
이 영화의 만듦새, 정말 즐길 만 할 겁니다.
돈의 맛, 즐겨주십시오.
<바람난 가족> 보다
“더 파격적이고”
<그때 그 사람들> 보다
“더 위험하고”
<하녀> 보다
“더 음탕한”
2012년 임상수 감독 신작
돈의 맛